14년식 스파크 가솔린 수동 차량을 구매했습니다.
집까지 한 60 km정도 달렸네요.
그냥 평지 신호 출발 상황에서도 시동 한 열 번은 꺼뜨렸네요.
수동 초보라고 뒤에 써 붙여 놓은 것도 아니니까, 일단 바로 비상등을 켰고요.
시동 걸고 다시 시도했는데, 서두르다 보면 열에 일곱 번은 또 꺼뜨리더라구요.
나중에는 그냥 액셀을 좀 세게 밟으면서 클러치를 과감하게 떼면서 우당탕탕 하면서 가긴 했습니다.
2 → 3 → 4 → 5의 변속은 몇 번 해 보니까 정말 쉽습니다.
RPM이 저절로 떨어지니까, 클러치가 그냥 스윽 떼져요.
뭔가가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조차 안 들고요.
그런데 1-2단 변속은 상당히 어렵네요. 항상 말을 타게 되고, 억지로 붙이는 느낌입니다.
오르막에서 신호가 걸릴 때 정말 무서웠습니다. 뒤에 차들이 참 바짝 붙이더라구요.
수동을 할 줄만 알지 실전에서 써본 적은 없이 과감하게 차량을 인수했는데, 좀 후회가 됐습니다.
RPM 게이지가 디지털식이라서, 반클러치에서의 미묘한 RPM 변화가 전혀 보이지 않아서 까다롭네요.
엔진 소리가 미묘하게 변하긴 하는데, 어차피 아이들링 상태라 그 변화도 굉장히 작고요.
오르막에서 저단수 고RPM을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3단으로 고개를 올랐더니 추진력이 전혀 안 나오고 겨우 기어만 가는 느낌이더라구요.
집에 와서 한 숨 돌립니다.
직접 타기 전까지는 그냥 막연하게 내가 잘 할 거라고 상상했고, 미화하고 있었는데요.
시내주행과 언덕길을 다니고 나니 후회가 밀려오네요.
잘못된 선택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의 속상함이 약간 찾아옵니다.
아직 완전히 찾아온 건 아니고, 아직 문전박대 중입니다.
첫 날부터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요. 적응하면 괜찮겠죠. 일단 버텨봅시다.
첫 정비도 맡겨야 하는데, 집 근처 정비소들 중에 어딜 갈지 고민되네요.
정말 감사했던 이야기.
평지에서 신호대기 후 출발하다가 시동을 두어 번 꺼뜨렸는데요. (수십 번 그랬는데 그중 한 번 얘기)
본인도 비상등을 켜고 기다려 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양 옆 차선도 비어 있고, 거리도 있어서 그냥 본인이 빠져나가려면 나가실 수 있었을 텐데요.
그런 의도였는지는 사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무튼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