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에 SD 카드가 꽂혀 있고, 여기에 전 운행자 분의 주행 영상이 찍혀 있습니다.
당연히 지울 것인데, 지우려고 보니 제가 운행한 영상은 찍혀 있지 않네요.
차에서 보면, 블랙박스 화면에 현재 시각이 2016년 4월로 표시됩니다.
현재 시각이야 뭐 어긋난다고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이전 운행자 분의) 파일들의 날짜는 모두 2024년 2월로 찍혀 있습니다.
그래서 "용량이 가득 차면 가장 오래된 파일을 지운다"의 원리로 2016년 4월의 파일을 삭제하고 있네요.
제가 운행한 후로는 딱 한 개의 파일만 계속 생성하고 지우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각을 조절하려 해 봤는데, 터치 스크린도 불량인지 터치를 하면 화면이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합니다.
이왕이면 후방카메라 녹화도 켜고, 음성녹음도 켜고 싶어서, 아무래도 수리를 한 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모델명인 뷰게라 VG-801V로 검색해 보니 흔한 증상이라고 합니다.
터치가 튀는 건 당연히 터치 패널의 문제이고, 시계가 어긋난 건 충전지("RTC 배터리") 문제일 수 있다고 합니다.
차의 배터리 생산년도가 2020년으로 찍혀 있어서, 4년이 지난 지금은 슬슬 방전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저 2024년 2월 27일에 찍힌 주차장 영상에 전압이 12.2 V 미만으로 떨어졌다는 로그가 있어서, 아마 방전되면서 시계가 초기화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티엔지테크라는 곳의 블로그 글(https://blog.naver.com/ldy6958/222648892643)을 보면 MS621FE라는 충전지를 사용하신다고 하는데요.
차량의 배터리가 12.2 V(이 기준은 조절 가능합니다) 미만으로 떨어지면 블랙박스가 전원을 차단하고, 저 MS621FE 충전지가 딱 시계만 똑딱이며 대기할 것 같은데, 그마저도 방전되면 시간이 초기화되겠죠. 컴퓨터 메인보드가 그렇게 작동하니 얘도 비슷할 것 같습니다.
스펙은 nominal voltage 3. 0V, cap. 5.5 mAh, standard discharge current 0.015 mA, 내부저항 80 Ω라고 하네요. 정말 귀여운 사이즈입니다. 얘가 충전지니까, 주행 중에는 차 배터리에서 오는 12 V로 충전을 하는 거겠죠.
사실 설정은 SD 카드에 있는 setup.ini 파일을 건드려서 해결 볼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설정값 이름이 직관적이에요.
후방카메라는 [COMMON] previewmode=0이나 [COMMON] recordMode=1, 녹음은 [AUDIO] audioInEnable=0을 바꾸면 될 것 같고요. (각 값은 현재값)
시각은 [TIME] set=0이나 [TIME] localset=0을 1로 바꾸고, [TIME] 아래에 있는 year, mon, day, hour, min, sec을 바꾸면 될 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도무지 모르겠으면 전용 뷰어를 설치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아마 이런 설정 만지는 게 있을 것 같네요. (보통 이런 애플리케이션이 만듦새가 좋지 않고, 관리자 권한을 주기도 싫어서 설치하기 꺼려지긴 합니다.)
그렇지만 설정 테스트하느라 씨름하기도 싫고, 터치 패널을 고쳐서 차에서 즉각적으로 설정을 바꿀 수 있으면 좋겠어서, 설정 파일 해독 씨름은 하지 않기로 합니다.
아무튼 할 일이 두 가지 나옵니다.
1. 터치 패널 교환
2. (optional) 충전지 교체
뭐 카메라 센서를 갈아야 하는 거면 리볼링이 필요하니 맡기는 편이 속 시원하겠지만, 그냥 납땜 정도로 끝날 일 같아 DIY를 해 볼까 하고 견적을 보고 있습니다.
신품 가격은 11만원이라고 하고, 무슨 신제품을 찾아보기도 귀찮아서 그냥 고쳐 쓰고 싶습니다.
충전지는 전압이 많이 떨어져 있는지 보고 나서 바꾸면 될 거 같습니다. 그러면 일단 디솔더링이 필요하겠네요.
티엔지테크 기준 터치패널 교환 가격은 (공임 포함) 30,000원(중국산), 38,000원(국산)이라고 하네요.
다른 분 블로그를 보면 "LCD"(아마 터치 패널 포함일 것 같습니다)는 20,000원이라는 것 같네요.
https://blog.naver.com/qpdlql149/221547218329
집에서 테스트해 보려면 전원이 있으면 좋은데요. (후방카메라는 뜯어오기엔 무리가 있어서...)
아주 예전에 구매했던 5가지 잭 어댑터가 있습니다. (디바이스마트 1153430: 태영전자 TY-02013)
이거의 빨간색에 딱 맞네요. 외경 3.5 mm, 내경 1.4 mm인가 봅니다. 자로 봐도 비슷한 사이즈네요.
문제는 이거 5 V 짜리입니다... 블랙박스는 차량의 12-14 V에 맞춰 작동할 거라 아예 못 쓰겠네요. 조절 가능한 녀석이 있나? 수리하시는 분들 블로그를 보면 13.0 V로 나와 있네요. 아니면 그냥 12V로 걸어도 켜지긴 할 것 같기도 하구요.
이왕 하는 김에 다용도로 쓸 수 있는 DC-DC 어댑터를 만들고 싶은 마음도 드는데, 점점 산으로 가는 느낌입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거의 똑같은 일을 한 분이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QqroElCeGM
보면 딱 맞는 터치 패널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https://blog.naver.com/totalcar21c/223020851515
이것도 비슷하네요.
주문하면 한참 기다려야 하고, 안 맞으면 또 곤란하고 할 테니, 그냥 국내 업체에 보내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