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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23.12. 요코하마

2023. 12. 요코하마 - 7. 5일차 - 야마시타 공원, 요코하마 차이나타운

마지막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전날 편의점에서 사온 타코야키를 아침으로 먹습니다.

 

귀국편은 나리타 국제공항 제1터미널 18:30 출발 비행기입니다.

요코하마에서 나리타까지가 은근 멀기 때문에 잘 생각해 봐야 합니다.

나리타 익스프레스 시각은 이렇습니다. 딱 1시간 반 걸립니다.

 

- 35호: 요코하마 1428 -  1557 나리타공항

- 37호: 도쿄 1531 - 1631 나리타공항

- 39호: 요코하마 1528 - 1657 나리타공항

 

아니면 나리타 익스프레스 말고 스카이라이너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요코하마에서 우에노(上野) 역까지 가고, 거기서 케이세이우에노(京成上野) 역으로 도보 이동 후 스카이라이너에 탑승하는 것이지요.

나리타 익스프레스와 스카이라이너가 번갈아 촘촘히 있는 느낌이라, 최종 출발 직전에 상황을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출발지는 호텔이 있는 요코하마 역이 될 것인데요.

목적지로 마음에 두고 있는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은 요코하마 역 기준 공항의 반대편으로 가야 있습니다.

동선이 약간 애매해집니다. 호텔 체크아웃 시간은 다가옵니다.

일단 정든 호텔을 나와, 요코하마 역 코인 라커를 찾아 캐리어를 보관합니다. 700엔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열차를 타고 가 모토마치·추카가이(元町・中華街) 역에 내렸습니다.

차이나타운 반대편에 큰 바닷가 공원이 있다길래, 먼저 공원에 가 보기로 합니다.

 

거리에 중국 매듭 모양 장식물이 있습니다.

 


 

야마시타 공원 (山下公園)

석상 <물의 수호신>.

 

<물의 수호신(水の守護神, Guardian of Water)>이라는 조각상이 분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이 조각상은 1960년 5월, 요코하마시가 미국 캘리포니아의 샌디에고 시와 자매결연을 맺었을 때 선물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비가 올 것 같이 우중충합니다.

 

차가운 물 색깔 못지 않게 하늘도 컴컴합니다.

침울하게 울렁이는 수면 위에 검은 새들이 찰랑거립니다.

 

이 친구들은 이름이 뭘까요?

 

여객선 히카와마루(氷川丸).

 

공원 한켠에는 1930년에 준공된 여객선 히카와마루(氷川丸)가 1960년 이래 줄곧 정박해 있습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배 안을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근사한 소품 취급하며 감탄할수만은 없는 이유를 자꾸 생각하게 됩니다.

 

수학여행을 온 것 같은 학생들도 보였습니다.

 

어두운 날씨, 밝은 꽃.

 

물론 누가 묻는다면 예쁜 곳이라 답하겠지만, 어딘가 이질적인 뒷맛이 들었습니다.

 

나흘 동안 넓고 자유로운 느낌의 공원만을 여러 개 보고 왔잖아요. 탁 트여 있고, 수수하지만 자연스러운 모습의 공원이 참 좋았어요.

 

그에 비해 야마시타 공원은 인공적인 정원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글쎄요. 날씨가 화창했으면 저 색색의 꽃과 나무들, 날카로운 직선이 직각으로 교차하는 아스팔트 산책로와 까만 배가 떠 있는 바다가 모두 어우러져 하나의 평화로운 화음으로 들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날은 아니었습니다.

 


 

요코하마 차이나타운 (横浜中華街)

야마시타 공원을 볼 만큼 본 후 걸음을 돌리자 12시가 약간 넘었습니다.

차이나타운은 역까지 돌아간 후 반대로 또 적잖이 걸어야 하기 때문에, 발걸음을 서두릅니다.

 

거리에 사람이 없는 순간을 포착.

 

어딘가의 차이나타운을 직접 찾아가 본 일이 없어서 은근 재밌고 신기합니다.

일본어 간판도 한자가 많다 보니 상당히 자연스럽습니다.

 

북적이는 길가.

 

카이호테(會芳亭)라는 정자가 있습니다.

 

북적북적 시끄러운 길의 한쪽에서는 버블티와 탕후루를 팔고, 한쪽에서는 음식과 식재료를 팔고, 점을 보는 곳도 있고, 기념품 가게도 있습니다. 어떻게 평일에 이렇게 사람이 많아? 잘 보니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있는데, 소풍을 온 걸까요?

 

그렇게 떠밀리며 거리를 유랑하다 보면 갑자기 앞이 확 트이며 카이호테(會芳亭)라는 정자가 나옵니다. 넘치는 활기가 여기로 빠져나와 잠시 숨을 돌리는 것 같습니다.

 

천후궁(天后宮).

 

요코하마 마조묘(横浜媽祖廟)라는 곳도 있습니다. 마조(媽祖)는 중국의 민간 설화 속 인물로, 뱃사람들을 수호하는 바다의 여신으로 추앙받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어 발음에서 유래한 '마주'라는 호칭이나, 천후(天后), 천상성모(天上聖母) 등의 호칭으로도 불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곳의 정식 명칭도 요코하마 대천후궁(横浜大天后宮)이라고 합니다. 역시 오래된 항구도시답네요.

 

이제 13시 30분쯤 됩니다. 슬슬 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요.

어째선지 버스가 타고 싶어졌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은 이유가 잘 기억나지 않는데, 이미 미나토미라이선을 몇 번 탔기도 하고, 역사로 걸어내려가고 올라오는 게 번거롭고 다리가 아파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버스가 타 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을 것 같구요.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키야 앤티크(KIYA ANTIQUES)라는 골동품 가게도 구경했습니다.

내부 사진 촬영이 금지라 찍진 못했지만 예쁘고 비싼 물건들이 가득해서 재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