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버스를 타는 건 처음이라 조금 헤맸지만 다행히 무사히 요코하마 역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한 시각이 14:10인데, 나리타 익스프레스 35호는 14:28에 출발합니다.
캐리어를 찾고, 열차 티켓을 발권하고, 플랫폼까지 가는 걸 18분 안에 끊는 건 위험해 보입니다.
구글 지도를 켜니, 우에노(上野) 역으로 가서 갈아타는 경로를 알려줍니다.
우에노(上野)
우에노 역은 이름부터 익숙했어요. 2018년 1월에 친구들과 함께 온 적이 있었습니다.
함께 공원을 걷고, 축제 분위기가 나는 포장마차에서 야키소바를 사 먹었습니다.
한참 얘기하다 보니 어느새 야키소바는 차갑게 식어 있었지요.
벌써 5년도 더 지났네요.
커다란 은행나무를 보니 그 평화롭던 공원 풍경이 생각났습니다.
아쉽지만 오늘은 공원을 구경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케이세이우에노(京成上野) 역으로 이동합니다.
케이세이우에노 역은 케이세이 전철(京成電鉄)이 운영하는 노선이 정차하는 역으로, 우에노 역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어 걸어서 이동해야 합니다.
역 안에는 업라이트 피아노가 있어서, 누가 신나게 연주하고 있었고, 캐리어를 든 사람들이 주변에 빙 둘러 서서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4박 5일간의 긴 여행.
여행은 단순히 시간이 다 됐다고, 돌아가는 차를 탔다고 해서 끝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더 있고 싶다는 어리광 같은 고집을 꺾고, 이제 끝났다고 스스로 인정할 때에만 비로소 여행이 끝나더라구요.
그래서 이 길을 걸을 때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길이라면, 긴 여행 혼자서 수고 많았다, 하며 축하해주는 기분이 나는 길이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성대하게 무르익은 분위기가 나는 멋진 길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랬더라면 나도 이제 그래, 떠날 준비가 되었다며 마음을 정리하기 편했을 텐데.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이 되어서야 가만히 앉아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생깁니다.
그렇게 2023년 12월의 요코하마 여행은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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